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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가>

빌립보서 1:23(2018.11.3)


2년 전, 터키의 소아시아 7교회 유적지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용감하게도 안내자 없이 이스탄불에서 소형차를 렌트해서 돌아다녔습니다. 엄청난 좌충우돌을 하며 일주일 동안 터키를 돌아다녔고, 이때 거의 2,000km 넘게 운전했던 같습니다. 첫날 전 니케아공의회가 열린 부르사를 거쳐, 버가모 교회까지 가보려 했습니다(무모한 계획이었죠). 이른 아침 출발해서 니케아의 성소피아교회를 보고, 간단한 점심을 먹고, 버가모로 이동했습니다. 이 이동하는 길 일부는 우리나라의 옛강원도 산길 같았습니다. 또 강원도와 같이 눈이 오고, 도로엔 눈이 쌓여서 제설차가 좁은 도로를 정비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공포가 다가왔습니다. 이러다 눈길에 갇히면 어떻게 하나라는 공포가 찾아왔습니다. 도로엔 제 차와 제설차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공포로 더욱 누르고 있던 것은 눈이 오니 체인도 없는 차는 거북이가 되었고, 시간은 총알이 되어 무지막지하게 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점점 어두워지고 맘은 조급하고, 옆에는 비행의 피로에 지친 아내와 아들이 자고 있었습니다. 숨을 옥죄 오는 그 순간, 초대교회의 사도들이 생각났습니다. 아마도 사도들은 제가 간 길보다 더 험한 산길을 다녔을 것이고 걸어다녔을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그들이 걸었을 길을 생각하니 2,000년 그들의 공포와 열정과 사랑과 눈물과 기쁨 등이 차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2,000년의 시공간 속 사도들의 아픔과 노고가 저에겐 위로로 다가오는 오묘한 시간과 길이었습니다.

오늘 빌립보서를 읽으며 2년전 터키의 소아시아 교회를 여행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위로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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